일단 시험 장소(보통 학교인 것 같다.)에 오전 9시 전에 도착해서
시험을 보는 교실에는 9시까지 입실해야 하고 그 이후는 입실금지다.
신분증 반드시 있어야 하고 수험증은 프린트해가는게 편하다.
수험번호만 알고 있으면 되긴 하는데 그걸 외울 필요는 없으니.
시험 시간은
9시 30분부터 11시 10분까지 100분은 1교시 1, 2, 3, 4과목 시험
11시 10분부터 11시 40분까지 30분 휴식
11시 40분부터 12시 30분까지 50분은 2교시 5, 6과목 시험
결국 시험 시간 150분에 풀어야 하는 문제 150문제다.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3월에 이 시험을 도전한다고 마음 먹었을 때 10월이 오겠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임박하니 엄청 쫄리더라.
결과부터 말하겠다. 사진에 있는 숫자들이 필자가 이 시험의 각 과목에서 받은 점수들이다.
오후 두 시에 가답안이 업로드 됐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부랴부랴
떨리는 손 부여잡고 채점했다.
마킹한 OMR카드는 걷어가고 시험지는 집에 갖고 갈 수 있다.
시험지 앞에 QR코드가 있는데 그걸로 가답안 홈페이지로 바로 갈 수 있다.
참 좋은 세상이다.
가답안 페이지로 접속하면 설문조사 하라고 하는데
주로 난이도가 어땠냐, 실무에 적합한 문항들이라고 생각하냐 등등 묻는다.
실무에 적합하기는 젠장. 솔직히 청소년을 상담하는데 노인의 인지발달은 왜 알아야 하냐?
틀리라고 고사를 지내는 문제들이 여러 개인데.
그리고 화장실 이슈가 꽤 있었는지 시험 중 화장실 허용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묻는다.
필자는 화장실 자유롭게 이용했으면 한다고 체크했다.
규칙은 시험이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화장실에 못 가고 배탈이 나서 부득이하게 가야 한다면
답안지 마킹해서 제출하고 화장실 가서 볼일 보고 대기실로 가서 대기해야 한다는
아주아주 엄격한 규칙이 존재한다.
솔직히 그 얘기 듣고 굳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험에 집중하면 남들이 화장실을 가거나 말거나 짐싸들고 도중에 집을 가거나 관심 없지 않나?
그 정도도 방해된다고 하면 굉장히 민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험 보신 분들 알겠지만 150분 안에 150문항 풀고 마킹까지 다 해야 한다.
다른 곳에 신경 쓸 시간 없다.
아무튼 그렇게 가채점을 한 결과.
1과목 발달심리 - 68점 (어렵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정말 상상 이상이다. DSM-5 진단문제...)
2과목 집단상담의 기초 - 84점 (고맙다 집단상담... 너가 효자다.)
3과목 심리측정 및 평가 - 76점 (솔직히 40점만 넘기자는 마음이었는데 의외다.)
4과목 상담이론 - 68점 (이런...)
5과목 학습이론 - 72점 (이만하면 뭐 만족.)
6과목 청소년이해론 - 76점 (솔직히 조금 아쉽다.)
평균 74점
결과 - 합격
필자는 성격이 소심해서 시험이 임박하면 무척 쫄고 마지막까지 책을 붙잡고 있어야 마음이 편한
아주 피곤한 스타일이다.
오늘도 새벽 4시에 기상해서 되도 않는 최종 정리 열심히 하고 프린트하고
아침도 꾸역꾸역 먹고 바짝 쫀 상태로 시험장으로 향했다.
도착하니까 8시 5분. 집에서 한시간 가까이 걸리더라.
학교 앞에 사람들이 몇 명 보이는데 내가 시험 볼 교실로 들어가니까
아직 아무도 안 왔더라.
내가 1등.
한 시간 정도는 또 책 볼 수 있겠구나 해서 또 열심히 보는데 시간 무지 빨리 지나더라.
9시도 안 돼서 감독관 두 분 들어오시고 책 집어넣고 방송 안내에 따르란다.
9시 25분까지 OMR카드 작성하고 신분증 확인하고 멍 때리다 보니 어느덧 시험지 배분 시간.
인쇄 불량 없는지 잠깐 펴서 확인하는 시간 있는데 문제들을 몇 개 보니
다행히 내가 풀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들이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아뿔싸. 막상 하나하나 풀어보니 모르는 문제가 꽤 많다.
아는 문제는 거의 뭐 막힘없이 쭉쭉 풀어나갔는데 모르는 건 정말 이게 뭐야 싶더라.
책에서 전혀 못봤던 단어들도 나오고 상식으로 풀어야 하는 것들도 꽤 됐다.
지금도 기억나는 문제는
"미디어에서 상세히 다루는 이슈를 대중들도 중요한 이슈라고 인식하게 되는 현상은?"
헐?!
나 진짜 책을 15회 이상 정독했는데 미디어 기능은 못 봤다.
정답은 의제설정기능인데 솔직히 찍어서 맞췄다.
그리고
"청소년 복지란 청소년이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본 여건을 조성하고 조화롭게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 ), ( ) 자원을 말한다."
빈 칸에 들어갈 말은?
1. 심리적, 사회적
2. 사회적, 경제적
3. 심리적, 경제적
4. 경제적, 문화적
5. 사회적, 문화적
진짜 이 문제 보고 헐... 다 정답 아닌가?
뭔 문제를 이렇게 냈냐... 진짜 너무하는거 아닌가... 진짜 답답하고 속이 탔지만 2번을 찍었더니
맞췄다. 휴...
체감 난이도는 10점 만점에 8점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쉬운 문제는 별 고민없이 풀 수 있고 어려운 문제는 아예 손도 못 대게 헷갈리게 해놨다.
또 "옳은 것들로만 묶인 걸 고르세요." 이런 류의 문제 진짜 개짜증난다.
ㄱ. 뭐뭐뭐 ㄴ. 땡땡땡 ㄷ. 블라블라 ㄹ. 뚱뚱뚱 ㅁ. 멍멍멍
1. ㄱ,ㄴ,ㄹ
2. ㄱ,ㄷ,ㅁ
3. ㄱ,ㄴ,ㄷ
4. ㄴ,ㄷ,ㄹ,ㅁ
5. ㄱ,ㄴ,ㄷ,ㄹ,ㅁ
진짜 무지 헷갈리는 유형의 문제인데 이런 문제가 150문제 중에 50개는 넘는다.
꿈에서도 나올 것 같다.
이거랑 이거는 맞는데 이거는 아닌 것 같고 근데 둘이 묶인 건 보기에 없고,
그럼 내가 잘못 알고 있다는 건데...
이런 문제들이 난이도 최상급이다.
개념을 확실하게 알아서 확실하게 고르던가 아니면
정말 아닌 것 같은 것들은 소거하는 방법으로 하던가 진짜 저런 문제들 때문에 애 많이 먹었다.
시간도 많이 잡아먹게 하는 유형의 문제들이다.
아무튼 오늘은 운도 많이 따라줘서 찍은 것들이 제법 많이 맞았고
자신있게 푼 것들이 얼탱이 없이 틀린 것도 많아 점수가 살짝 애매하긴 한데
이 정도면 만족할란다.
시험 준비한다고 밤잠 설치고 스트레스 받고 그랬으니 이제 잠 좀 푹 자야겠다.
정리하자면
청소년상담사 3급 자격증. 만만치 않다.
공부해야 할 내용들이 엄청 방대하고 외워야 할 것들도 엄청 많다.
그 중 교묘하게 난이도 있는게
지능에 대한 개념과 이론에 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1. 스피어만은 지능이 일반요인과 특수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2. 가드너는 언어, 유창성, 수, 기억, 공간, 지각속도, 논리적 사고 등 다요인에 기초한다고 주장했다.
3. 길포드는 내용, 조작, 결과 차원의 3차원 모델로 제시하였다.
4. 카텔과 혼은 유동지능과 결정지능의 Gf-Gc 이론을 제안했다.
5. CHC이론에서는 지능을 일반지능 1층위, 소수의 넓은 인지능력 2층위,
몇십개의 좁은 인지기능 3층위로 구성된다고 본다.
5번 CHC 이론은 정말 듣도보도 못했다. 1번부터 4번이 100% 맞다면 5번으로 찍어야 한다.
정답은 2번인데 저 언어, 유창성, 수 이것들은 써스톤이 주장한 7가지 지능들이다.
써스톤의 다요인설과 가드너 다중지능이론을 교묘하게 섞어놨다.
가드너의 8가지 지능들은 언어지능, 음악지능, 논리-수학지능, 자연탐구지능 같은
학교 교과 과목 같은 이름들이 많다.
그걸 겨우 기억해내서 맞췄다.
그리고 1교시 발달심리에서 DSM-5 진단기준 묻는 문제가 두 개나 나왔다...
품행장애 진단이랑 뚜렛증후군 진단 문제.
필자는 시험 전전날에서야 별책부록이라고 생각했던 DSM-5 책을 봤고
대충 보더니 결국 당연히 다 틀렸다...
이 시험에 대해서 몇 마디만 하자면
1. 벼락치기 절대 안 된다. 양이 진짜 방대하다.
어떤 문제는 수박 겉핥기 수준의 문제를 묻지만
어떤 문제는 진짜 완벽하게 암기하고 이해를 했는지 묻는다.
2. 책만 보는 건 비추다. 책에서 안 다루는 문제들이 제법 나온다.
책에서는 대체로 정신분석, 개인심리학, 교류분석 등을 자세하게 다루지만
시험에서는 변증법치료, 수용전념치료, 이야기상담 같은 것들이 나오고
그게 답인 경우들이 많았다.
마지막까지 현실상담, 해결중심상담 등 열심히 정리했는데 문제로는 별로 안 나왔다.
3. 시험시간은 1교시 (4과목 보는) 100분 2교시 (2과목 보는) 50분이다.
150분에 150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마킹시간도 포함이다.
그러면 1분 안에 한 문제씩 풀어야 시간이 안 부족하다.
어려운 문제는 붙잡고 있지 말고 과감하게 넘기고 쭉쭉 풀어나가야 한다.
마킹 다 하고 시간이 남으면 그 때 다시 돌아와서 다시 풀어보던가 아니면 찍어야 한다.
준비할 때 문제 읽고 보기 보면 바로 답이 보일 정도로 쭉쭉 풀어나가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
2025년 청소년 상담사 3급 자격증을 준비하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후기를 썼다.
그러면 시험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의 합격을 기원하며 이만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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