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주변에서, 특히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 배 굶는 학문이라고. 사실 부모님 세대는 법대 공대가 최고지. 심리학과 철학과 역사학과 같은 학문은 멋은 있지만 취업문도 좁고 활용할 만한 전공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심리학과를 전공한 이유가 분명 대한민국도 머지 않아 심리상담사들이 필요해질 때가 올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실제로 과거보다는 훨씬 심리상담에 개방이 되었다고 본다. 물론 "그런 상담을 뭐하러 돈 주고 받나, 술 한 잔 하고 잊어버리면 되지." 하면서 마음의 병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감기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고 마음의 병 또한 아픈 것임을 인정하지만 굳이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피하는 사람들 역시 많은 것 같다.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았다고 하면 미쳤구나 하는 반응보다 많이 힘든가 보구나 하는 반응들이 그나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많은 것 같다.
필자 같은 경우는 공감 능력도 꽤 있고 (ENFJ)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듣고 내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필자를 아는 사람들은 상담사 하면 어울리겠다 하는 말을 자주 한다. 물론 전문적인 상담과 주변에 친한 사람들과 맥주 한 잔 하며 이야기 하는 것은 천지 차이겠지만.
심리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내 전공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만 한 해 한 해 흘렀다. 그러다 갑자기 올해도 작년처럼 아무 의미없이 보내면 안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운동을 시작했다. 배드민턴. 일주일에 4일 정도 꾸준히 운동하니까 3개월만에 살이 6키로 빠지며 똥배가 사라졌다. 그러니 마냥 의미없이 보낸 건 아니다 라는 위로를 해본다.)
문득 전공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도 4년간 배운 건데 단순히 졸업장 하나 딴 걸로 퉁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다니며 거식증에 대한 레포트 써서 A학점도 받았고 여러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공부했는데 정녕 아무 쓸 데도 없는 지식들이었나 하니 억울했다.
그러다가 네이버에 검색하여 상담사가 되려면 뭘 해야 하고 어떤 자격증을 따야 하는지 알아봤다. 그게 3월 1일이었다. 검색하면 학점은행제로 자격증 준비하세요~ 같은 광고글을 정말 수 십개를 봤는데 정보가 넘쳐나지만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이렇게도 힘이 드는구나 하는 걸 또 한번 절실히 느꼈다. 상담사 자격증 역시 두 종류가 있는데 일반 민간 단체에서 준비한 과정을 모두 수료하기만 하면 바로 나오는 자격증이 있고 지금 필자가 준비하는 시험처럼 여성가족부에서 자격을 부여하는 국가 전문 자격증이 있다.
아무래도 합격하기 어려운 자격증이 더 인정 받으리라 생각하고 고민없이 시험 일정과 응시 자격을 알아보고 준비에 들어갔다.
쇠 뿔도 당김에 빼라고 하지 않았나. 원래 이런건 미루면 한도 끝도 없이 미뤄진다. 바로 쿠팡에서 주문하고 다음 날 받았는데 책이 엄청 두껍다. 게다가 두 권이다. 내용을 보니 프로이트, 스키너 같은 친숙한 이름들이 나오고 정신분석학, 행동주의, 방어기제, 강화와 소거 같은 친숙한 단어들도 나온다. 딱 여기까지다. 만만한 시험은 아니구나 싶었다.
1. 프로이트 2. 무의식
이런 식으로 강의 필기 노트 같은 딱딱함이 싫어서 청소년 상담학 책과 상담학개론 책도 주문했다. 여담이지만 중고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하려고 둘러봤는데 책 한 권 당 배송료가 따로따로 붙더라.
예를 들면 청소년 상담학 중고 가격이 15,000원이면 배송료가 3,000원이 붙어서 18,000원, 상담학개론 중고 가격이 18,000원에 배송료 3,000원 해서 21,000원 합하면 4만원 돈인데 새 책을 주문하면 새 책 한 권 당 22,000원 정도. 별 차이가 없으니 기왕이면 새 책을 주문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게다가 5만원 이상 주문 시 배송료 면제에 사은품까지 준다고 해서 심리학 관련 책 한 권 껴서 같이 주문했으니 훨씬 나은 편. 아무래도 전공 서적이라 중고라도 가격이 비싼 편이 아니었다 싶다. 가격 맞추려고 낀 심리학 책 한 권은 요즘 티비나 유튜브에 자주 나오는 심리학과 교수님이 쓰신 건 아니고 강추한다고 하는 책인데 비추다. 유명한 심리학 이론들이 하나씩 소개되어 있고 그냥 맛보기, 수박 겉 핥기 식이다. 개인적으로 심리학 관련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은 유명한 "설득의 심리학" 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전공 관련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니 묘한 설렘도 느껴지더라. 책이 오기만 기다리게 되고 책이 도착하자 정신없이 읽기 시작해서 주말 이틀 동안 거의 다 읽었다. 책을 읽는 속도가 좀 빠른 편이긴 하다. 대략 청소년 상담학과 상담학이 무엇인지,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았으니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책상에 앉으니 언제 청소를 했는지 주변이 먼지가 뿌옇게 앉아 있더라. 청소기 돌리고 닦고 다시 앉으니 갑자기 설거지 쌓인게 마음에 걸려 설거지 완료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하고 땀이 많이 나서 샤워하고 나오니까 몸이 노곤노곤한게 한 숨 자면 딱 좋은 그런 느낌. 그래도 집중력이 꽤 있는 편이라 책상에 앉아서 책을 피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집중하는 편인데 문제는 책상에 앉기까지가 힘이 든다.
오랜만에 하는 공부라서 그런게 아닌 것은 확실하다. 왜냐면 예전에도 그랬던 기억이 있다. 시험 기간에는 티비에서 하는 뉴스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살면서 정말 무모하게 들이댔던 시험이 아이엘츠와 무역영어 1급 자격증 시험 같다. 20대 때 봤지만 정말 스스로 무슨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촉박하게 시험 날짜를 잡고 하루종일 독서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준비를 했었다. 아이엘츠는 1년 공부해서 아카데믹으로 평균 6.5점을 받았고 무역영어는 한 달 반 정도 공부해서 합격했다. 이건 분명 운이 따른 것이다.
아무튼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컴퓨터에 필기한 것들이 있는데 시험 준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과 또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필기 노트를 업로드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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